LH 토지 매입을 통해 수도권 개발 가능한 민간 유휴부지를 미리 확보하는 사업이 처음 시작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9월 8일 수도권 주택공급에 활용할 수 있는 토지를 5,000억 원 규모로 매입하는 2026년도 수급조절용 공공토지 비축 매입 공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도로나 산업단지처럼 이미 사업 목적이 정해진 땅을 확보하는 기존 토지비축과 달리, 앞으로 주택공급에 활용할 수 있는 땅을 정부가 선제적으로 사들이는 첫 시범사업이다.
이번에 정부가 찾는 땅은 서울·경기·인천에 있으면서 공동주택을 지을 수 있는 3,300㎡ 이상의 토지다.
3,300㎡를 평으로 다시 환산하면 약 998평이다. 쉽게 말해 약 1,000평 이상의 비교적 규모 있는 수도권 유휴부지가 주된 대상이다.
국토부는 공모 발표일부터 9월 28일까지 토지를 보유한 기관과 기업 등을 대상으로 사전 컨설팅을 진행하고, 실제 매각 신청은 9월 29일부터 10월 28일까지 한 달 동안 접수한다.
아무 수도권 땅이나 LH가 사주는 것은 아니다
이번 발표만 보면 수도권에 큰 땅을 가지고 있는 토지 소유자라면 관심이 갈 수 있다.
하지만 면적이 3,300㎡를 넘는다고 해서 모두 매입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전제는 해당 토지가 공동주택 건설이 가능한 땅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 이미 건축물이 들어서 있는 토지나 근저당·압류 등이 설정된 토지, 취득이나 이용에 제한이 있는 농지·임야 등은 매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실제 매입 여부도 신청한다고 바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LH의 토지 검토와 관련 절차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흔히 생각하는 전·답이나 임야를 단순히
“1,000평이 넘으니 LH에 팔 수 있다”
고 해석하면 안 된다.
현재 토지의 용도지역과 지목, 개발 가능성, 도로와 기반시설, 권리관계 등을 모두 살펴봐야 한다.
정부가 이번 사업에서 강조한 것도 단순히 면적이 큰 토지가 아니라 도심 내 주거용으로 개발 가능한 우량 토지다.
매입가격은 어떻게 정해질까
토지 소유자가 가장 궁금해할 부분은 결국 가격이다.
이번 사업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정해 강제로 토지를 수용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매입가격은 LH가 선정한 감정평가사업자 2명이 각각 평가한 금액을 산술평균한 금액 이내에서 토지 소유자와 협의해 결정한다.
즉 공시지가 그대로 사는 것도 아니고, 토지 소유자가 원하는 매도희망가격을 그대로 지급하는 것도 아니다.
감정평가를 거친 뒤 그 범위 안에서 협의가 이뤄지는 구조다.
이 점은 일반적인 개발사업의 토지보상과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이번 공모는 특정 개발지구로 지정된 토지를 강제로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LH가 수급조절 목적으로 시장에서 토지를 비축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LH의 토지은행 제도에서도 수급조절용 토지는 일반토지나 개발가능지 등을 협의·선매 등의 방식으로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왜 지금 정부가 땅부터 사들이는 걸까
정부가 토지를 미리 확보하려는 이유는 주택사업에서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계 가운데 하나가 토지 확보이기 때문이다.
주택공급 계획을 세운 뒤 땅을 찾고 소유권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실제 사업 착수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반대로 개발 가능한 토지를 미리 사두면 향후 주택수요가 발생했을 때 사업 대상지를 확보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국토부가 이번 사업을 수급조절용 공공토지 비축 첫 시범사업이라고 표현한 것도 이런 이유다. 기존 토지은행은 도로나 산업단지, 도시계획시설 같은 공익사업에 필요한 토지를 미리 확보하는 역할이 중심이었다. LH 공식 자료에 따르면 토지은행 제도 시행 이후 2025년 말까지 약 4조 원 상당의 토지를 비축하고 약 3조7천억 원을 공급했다.
이번에는 그 기능을 수도권 주택용지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해보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5,000억 원 매입이 끝이라고 보기보다는 첫 시범사업의 결과에 따라 향후 비슷한 형태의 토지 매입이 확대될 가능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만 국토부가 현재 발표한 것은 이번 시범사업 규모인 5,000억 원까지다. 향후 추가 사업 규모나 반복 시행 여부가 확정됐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부동산 관점에서 보면…‘개발 가능한 1,000평’과 그냥 1,000평은 다르다
이번 발표는 토지시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오해를 잘 보여준다.
땅이 크다고 모두 개발가치가 높은 것은 아니다.
같은 수도권 1,000평 토지라도 계획관리지역인지, 녹지지역인지, 농림지역인지에 따라 활용방법이 달라질 수 있고 도로가 있는지, 기반시설을 연결할 수 있는지, 주변이 어떤 용도로 이용되고 있는지도 중요하다.
특히 이번 LH 매입 대상처럼 공동주택 개발 가능성을 보는 경우에는 단순한 토지 면적보다 실제 개발이 가능한지가 훨씬 중요하다.
토지를 매입할 때도 마찬가지다.
현장에서 향후 개발될 땅, LH가 살 수 있는 땅, 공공개발 가능성이 있는 땅이라는 설명만 듣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이번 사업에 신청할 수 있는지와 실제 LH가 매입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고, LH가 매입했다고 해서 해당 토지에 곧바로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의미도 아니다.
이번 제도의 목적은 미래의 주택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 가능한 토지를 비축하는 데 있다. 비축된 토지는 향후 토지시장 상황과 주택공급 필요성 등을 고려해 활용될 수 있다.
토지 투자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정부가 어떤 땅을 우량 개발가능지로 판단하는지를 살펴볼 만하다.
수도권이라는 위치만으로는 부족하고, 일정 규모를 확보하면서 권리관계가 복잡하지 않고 실제 주거개발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토지를 팔고 싶다면 9월 29일부터 신청
실제 토지 매각을 희망하는 소유자는 9월 29일부터 10월 28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LH 수도권 4개 지역본부를 방문하거나 우편, LH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는 방식이다. 국토부는 이에 앞서 9월 28일까지 사업 활용 가능성이 있는 토지를 보유한 기관·기업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맞춤형 사전컨설팅도 진행한다.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면 면적만 확인하기보다 토지이용계획확인서와 등기부등본 등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다.
특히 건축물이 있는지, 담보권이나 압류 등 권리제한이 있는지, 농지·임야처럼 취득과 이용에 제한이 있는 토지는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정부가 이번 사업에 투입하는 토지 매입 규모는 5,000억 원이다.
수도권 토지시장에서 엄청난 규모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정부가 앞으로 필요할 주택용지를 사업 발표 이후가 아니라 개발 전에 먼저 확보한다는 방식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주택공급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이미 정해진 신도시나 택지지구만 바라봤다면 앞으로는 정부와 LH가 사전에 어떤 유휴부지를 확보하는지도 토지시장에서 하나의 관심 요소가 될 수 있다.
수도권 유휴부지 5,000억 원 공공토지 비축 공식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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