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 화재 47일 만에 봉수대로 정상화… 대형 창고 사고가 남긴 숙제

쿠팡 물류센터 화재로 장기간 일부 통제됐던 인천 석남동 봉수대로가 다시 정상화됐다. 서해구청과 서부경찰서는 9월 3일 오후 3시 30분부터 화재 수습과 복구를 위해 막아뒀던 쿠팡 물류센터 인근 봉수대로 구간의 통제를 전면 해제했다고 안내했다. 지난 7월 대형 화재가 발생한 뒤 47일 만이다.

불은 이미 7월에 꺼졌지만 주변 도로가 원래 모습을 되찾기까지는 한달 반 넘게 걸렸다. 화재로 손상된 건축물 외벽이 도로 쪽으로 떨어질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어 일부 구간의 차량 통제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후 물류센터 측이 외벽 안전망 설치 등 필요한 조치를 진행했고, 관계기관이 현장을 다시 확인한 뒤 통행 재개가 결정됐다.

이번 사고는 대형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피해가 단순히 건물 내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 불길이 잡힌 뒤에도 구조물 안전, 주변 교통, 주민 생활, 인근 사업장의 차량 동선까지 정상화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불은 109시간 만에 꺼졌지만 복구는 훨씬 길었다

인천시는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7월 18일 오전 6시 54분 발생한 뒤 화재 진압뿐 아니라 주민 보호와 환경 점검, 피해 수습을 위해 별도의 대응체계를 가동했다. 당시에는 국가소방동원령까지 발령됐고, 인천시는 주변 대기와 수질 상태를 확인하면서 주민 피해 최소화에 나섰다.

화재가 완전히 진압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09시간 40분이었다. 하지만 소방 대응이 종료됐다고 해서 현장이 바로 정상화되는 것은 아니었다. 외벽과 시설물에 대한 안전 문제가 남으면서 주변 도로통제가 이어졌고, 그 영향은 자연스럽게 인근 차량과 물류 흐름으로 번졌다.

특히 물류센터는 일반 사무용 건물과 달리 하루에도 많은 화물차와 배송차량이 오가는 시설이다. 주요 진입도로 하나가 장기간 막히면 해당 물류센터뿐 아니라 주변 사업장도 우회운행과 교통정체를 감수해야 한다.

이번 봉수대로 사례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화재 자체가 약 나흘 만에 끝났더라도 현장의 운영환경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데는 훨씬 긴 시간이 필요했다.

대형 물류센터는 ‘화재 이후’까지 고려해야

창고나 물류센터를 구할 때 가장 먼저 보는 조건은 대개 면적과 임대료다. 여기에 층고, 상·하차 공간, 대형차 진입 여부, 고속도로 접근성 등이 따라붙는다.

하지만 대형 물류시설이라면 평상시 물류 효율뿐 아니라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대응 가능성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진입도로가 한 방향에만 의존하고 있는지, 사고가 생겼을 때 사용할 우회도로가 있는지, 소방차가 건물 주변에 접근하기 충분한 공간이 확보돼 있는지 같은 조건은 평소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 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장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내부 구조도 마찬가지다. 적재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랙을 높게 설치하거나 내부 구조를 복잡하게 구성하면 공간 활용도는 높아질 수 있지만, 피난과 소방활동 측면에서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따라서 대형 창고를 임대하거나 매입할 때는 “몇 평이고 임대료가 얼마인가”에서 끝내지 않고 건축물의 적법성, 소방시설 관리상태, 피난통로, 차량 동선, 주변 도로환경까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부동산 관점에서 보면… 좋은 창고의 조건이 하나 더 늘어난 셈

파주와 고양의 창고·공장 현장에서도 도로조건은 매물의 가치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같은 500평 창고라도 11톤 차량이 편하게 회차할 수 있는 곳과 좁은 도로 하나에만 의존하는 곳의 실제 사용성은 크게 다르다. 특히 하루 출고량이 많은 물류업체라면 작은 도로 차이도 장기간 누적되면 물류비와 작업시간 차이로 이어진다.

이번 쿠팡 물류센터 화재는 여기에 한 가지 조건을 더 생각하게 한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물류 흐름을 유지할 수 있는가’다.

건물 바로 앞 도로가 통제됐을 때 다른 진입로가 있는지, 인접한 공장이나 창고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내 사업장까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도 장기간 사용할 물류시설이라면 살펴볼 만하다.

최근에는 공장·창고 화재안전 관리 자체도 강화되는 분위기다. 정부는 전국 공장·창고 가운데 연면적 500㎡ 이상 건축물을 중심으로 대규모 화재안전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ONEBRO에서도 앞서 관련 조사 내용과 공장·창고 거래 전 확인할 사항을 정리한 바 있다.

물류시설을 찾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결국 가격과 입지, 안전을 따로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운영비용으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임대료가 저렴하더라도 대형차 진입이 불편하거나, 비상시 우회동선이 없고 시설관리 상태가 좋지 않다면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봉수대로는 현재 다시 정상 통행이 가능해졌다. 국민안전24에는 9월 3일 오후 서해구청과 서부경찰서가 해당 구간의 전면 통제 해제와 정상통행을 공식 안내한 기록이 남아 있다.

화재가 발생한 지 47일 만이다.

이번 사례는 대형 물류센터의 안전 문제가 화재가 난 건물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 도로와 물류망, 인근 사업장 운영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창고와 물류센터를 선택할 때 평수와 임대료뿐 아니라 비상 상황에서의 접근성과 대체 동선까지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인천광역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대응 공식자료